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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리뷰] 정상희 바이올린 독주회- 생기 넘치는 音의 대화… “애드리브도 척척 주고받았죠”

  • 작성일  2020-02-18
  • 조회수  4729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 연주회 
빈 음대 동료 코프요바와 협연
 

“제가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특유한 음악성을 잘 표현한 슈베르트 곡을 꼭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뭐든지 여러 번 들어보고 맛보면 갈수록 좋아지는 것들이 있잖아요.”(정상희) 

“유럽을 잘 표현하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연주회에 저는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중이 굉장히 집중해서 연주를 들어주는 걸 느꼈어요.”(베로니카 코프요바) 

▲  정상희와 베로니카 코프요바가 공연(왼쪽 사진)을 한 후 청중에게 꽃을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 포토종스튜디오 이동화·장재선 선임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는 고국에서 연주회가 참으로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 최근 빈 국립 음대에서 동양인 최초로 바이올린 종신 교수로 임용됐다. 오는 3월부터 영재반 부교수로 강의를 한다. 그 전에 자신을 응원하는 한국 청중을 만나 음악적 대화를 나눈 셈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빈 음대 강사로 절친한 동료인 리투아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코프요바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에서 활약해 온 코프요바는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간 적 있으나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3일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열린 연주회는 슈베르트 소나티네 1번으로 시작했다. 극적이진 않지만 선율의 아름다움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연주였다. 이것이 바로 빈의 음악이라는 듯 두 연주자는 생기 있는 화음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구노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판타지’는 폴란드 작곡가 비에니아프스키 작품이다. 슬라브 민족의 우수가 깃든 중후한 작품으로, 기교적으로도 높은 경지를 요구한다. 두 연주자는 빼어난 기량으로 중후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4악장에 들어가기 전에 코프요바는 정상희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연주를 통한 일체감으로 충족한 웃음이었다. 코프요바는 “정말 한 몸이 됐다고 느꼈다”며 “리허설도 많이 했지만, 무대 위에서 서로의 감정을 재빠르게 캐치하며 이해했고 즉흥적으로 들어간 애드리브도 많았다”고 전했다.


정상희도 “베로니카와의 호흡은 제게 맞는 옷을 입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내한 공연을 함께한 1주일 동안 가족, 인생, 음악, 철학, 사회, 정치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이런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연주에도 나타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정상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꽉 메워주신 청중께 감사드린다”며 “최상의 준비를 해준 티엘아이 아트센터에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코프요바도 “청중이 따뜻하고 솔직한 리액션을 해 줘서 좋았다”며 “연주 후에 이렇게 많은 꽃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 역시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아티스트들이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무대와 피아노(STEINWAY C-227) 등의 환경을 최고로 꾸며줬다”고 고마워했다.  

경기 성남시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크지 않은 공연장(244석)이지만,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즐겨 찾고 있다. 잔향 조정 기능 등을 갖춰 클래식 공연장으로 최적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