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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임지영 “감사의 마음 담아 연주 ‘종합선물세트’ 전할 것”

  • 작성일  2017-12-26
  • 조회수  7463

- ‘로맨틱 크리스마스’ 공연 갖는 임지영 

獨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가져 
세계적 레이블과 음반 계약도 

병원 로비 등서 버스킹 공연… 
환자들 기뻐하는 모습에‘힐링’
 

 

“이번 가을에 큰 프로젝트가 끝나서 사실 앞으로 1~2년 정도는 국내서 독주회를 가지지 않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주변에 말씀드린 상황이었어요. 그런데도 예외적으로 크리스마스 공연을 열기로 한 건, 올해 유난히 많이 받았던 사랑과 기대를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였어요. 2017년은 제가 독일 유학과 첫 앨범 발매라는 큰 숙제를 해내고, 그에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던 특별한 해예요.” 

오는 22일 경기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임지영의 로맨틱 크리스마스’로 올해 마지막 공연을 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3). 2015년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오르면서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후 2년간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한 그다. 13일 만난 자리에서 “독일에서 전날 귀국해 얼굴이 푸석하다”며 웃는 앳된 얼굴은 여전했다.

 

스스로 무던한 성격이라고 밝힌 임지영이지만, 20대 초반의 나이에 갑자기 쓰게 된 왕관의 무게감이 가볍지마는 않았을 터. 그런 의미에서 지난 2월부터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숙원과도 같았던 유학생활을 시작한 것은 큰 전환점이 됐다. 그가 지금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의 크론베르크라는 한적한 마을. 동시에 다니엘 바렌보임, 기돈 크레머 등 세계적 명장들이 수시로 마스터클래스를 여는 아카데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5년 콩쿠르 우승 후 바로 다음 날부터 계속 연주가 있었는데 감사한 마음 한편에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독일에 와보니 저를 특별히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제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더라고요. 마음을 내려놓고 제가 왜 연주를 해야 하고, 뭘 좋아하는지부터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에서는 앞으로 뭘 해야 될지만 생각했다면, 독일에서는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거죠.”

그러던 와중에 가을에는 세계적인 레이블 ‘워너클래식’에서의 첫 앨범 발매라는 기회도 찾아왔다. 워너클래식에서 앨범을 발매한 한국인 아티스트는 정경화, 조수미 등에 이어 임지영이 8번째. 서울 예술의전당 등 전국 5곳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도 열었다. “임동혁이라는 좋은 피아니스트와 같이 앨범을 녹음하고, 무대에 서면서 제 자신의 음악 세계가 좀 더 넓어졌어요.” 임지영은 내년 2월 KBS교향악단과 함께 ‘스코티시 판타지’ 연주에도 처음으로 도전한다.


관객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에 한국에 올 때마다 병원 로비 같은 곳에서 일종의 ‘버스킹’처럼 깜짝 연주를 하곤 했어요. 봄에는 강남성모병원에서, 가을에는 분당삼성병원에서 임지영이라는 사람을 모르는 분들에게 연주를 들려드렸는데, 즐거워해 주는 환자들과 병원 관계자들의 얼굴을 보면 오히려 제가 말할 수 없는 힐링이 되는 거예요.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공연장의 관객들에게 제 나름의 선물을 드리고 싶어 크리스마스 연주를 결정하게 된 거죠.”

임지영의 바람처럼 이번 연주회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곡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1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4개의 로맨틱 소품’,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사라사테의 ‘바스크 기상곡’이,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의 ‘소중했던 시절의 추억’과 비탈리의 ‘샤콘’이 연주된다. “정말 좋아하고 언젠가는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리사이틀에서는 연주할 기회가 없었던 곡들을 ‘종합선물세트’같이 다 넣었어요. 앞으로도 임지영을 ‘연주를 또 듣고 싶어지는 바이올리니스트’로 기억해 주신다면 저로서는 더 바랄 게 없어요.”

인지현 기자 loveofall@, 사진 = 김선규 기자 uf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