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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송년음악회...작은 연주회장, 따뜻한 울림

  • 작성일  2017-12-18
  • 조회수  7768

2017년이 저물어간다. 국내의 주요 공연장들이 너나 없이 송년음악회 포스터를 내걸었다. 대부분 대형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연주회들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 곳곳에서 연주될 전망이다. 하지만 꼭 대형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9번을 들어야만 ‘송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걸까. 다른 선택지도 있다. 작은 콘서트홀에서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느끼면서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주회들도 있다. 

경기 성남의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리사이틀을 22일 마련했다. 서울 강남의 모차르트홀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28일 송년 무대에 올린다. 바리톤 박흥우와 원로 피아니스트 신수정의 연주다. 서울 홍대앞의 소극장 산울림은 라이브 연주와 연극을 결합한 ‘산울림 편지콘서트’를 지난 15일 막올려 내년 1월7일까지 이어간다.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244석, 모차르트홀은 200석, 소극장 산울림은 74석이다. 

성남시청 건너편에 자리한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음향이 좋은 연주회장으로 호평을 듣는다. 1.2초의 잔향으로 설계돼 작은 규모의 실내악 연주에 특히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지영의 로맨틱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붙인 22일 연주회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올해 마지막 무대다.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올해 가을에 워너클래식스 인터내셔널에서 첫 앨범을 발매했다. 한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정경화에 이어 두번째다. 한 해를 보내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좀더 대중적 감성을 담은 곡들을 연주한다. 드보르작의 ‘4개의 소품’,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사라사테의 ‘바스크 기상곡’, 차이코프스키의 ‘소중했던 시절의 추억’, 비탈리의 ‘샤콘느’ 등이다.

바리톤 박흥우와 피아니스트 신수정의 <겨울나그네>는 모차르트홀의 송년 레퍼토리로 완전히 자리잡은 연주회다. 2004년 개관 이래 올해 열세번째 공연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두 음악가의 호흡이 절정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음악회를 통해 슈베르트 가곡의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알려온 공로가 인정돼 두 사람은 2011년에 독일로부터 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올해에도 연가곡 <겨울나그네>의 전곡(24곡)을 한 곡도 빠뜨리지 않고 연주한다. 75세의 피아니스트 신수정이 직접 번역한 가사가 영상 스크린으로 제공돼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소극장 산울림의 ‘편지콘서트’도 5년째를 맞은 장수 공연이다. 해마다 12월 중순 막올려 약 20회씩을 공연해왔다. 2013년 첫해에 ‘베토벤의 삶과 음악’으로 시작해 슈만, 슈베르트, 모차르트를 차례로 거쳤고 올해에는 브람스의 생애와 음악이 ‘브람스, 앱솔루트 로맨틱’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진다. 소극장 산울림의 오증자 대표(불문학자, 임영웅 연출가의 부인)는 “우리 극장 옆에 있던 빨간 우체통이 ‘편지콘서트’의 영감을 줬다”면서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점점 사라지는 것들, 이를테면 옛 음악가들이 편지를 주고받았던 그 소중한 감성들을 공연에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공연이 5년째 이어진다는 사실은 관객들의 호응이 크다는 방증이다. 극장 측은 “74석의 소극장이 대부분 가득 찼다”면서 “지난 4년간 7000명 이상의 관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클라리넷 연주자들과 배우들이 함께 하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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